[묵상] 2026년 1월 27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체면과 혈연을 초월한 가족

오늘 전례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두 가지 자세를 아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하나는 제1독서의 ‘춤추는 다윗’이고, 다른 하나는 복음의 ‘새로운 가족’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다윗 왕은 하느님의 계약 궤가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자 너무나 기쁜 나머지, 왕의 체통도 다 잊어버리고 주님 앞에서 온 힘을 다해 춤을 춥니다. 성경은 이렇게 전합니다. 다윗은 아마포 에폿을 입고, 온 힘을 다하여 주님 앞에서 춤을 추었다(2사무 6,14). 근엄한 왕이 껑충껑충 뛰며 춤추는 모습은 신하들이 보기에 경박해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사울의 딸 미칼은 다윗의 춤추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 하나였습니다. 우리는 성당에 와서 너무 점잖을 빼고 있지는 않나요? 하느님을 만나는 기쁨보다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내 옷차림은 어떤가' 하는 체면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살펴봅시다. 다윗처럼 하느님 앞에서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져도 좋습니다. 찬양할 때 기쁘게 노래하고, 기도할 때 진심을 다해 매달리는 그 열정을 하느님께서는 왕의 금관보다 더 귀하게 보십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체면’보다 ‘기쁨’이 먼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들은 밖에 서서 사람을 들여보내 예수님을 부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파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당신 주위에 앉은 제자들과 군중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르 3,34-35). 이 말씀은 육신의 어머니인 성모님을 무시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확장하신 것입니다. 

혈연관계는 끊어질 수 있고,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 안에서 맺어진 영적인 관계는 영원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 모두를 당신의 가족으로 만들고자 하시는 초청장을 보내고 계십니다. “너희가 비록 나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내 말대로 살려고 노력한다면 너는 나의 진정한 가족이다.”

오늘 복음의 장면을 떠올려 보십시오. 예수님의 혈육들은 밖에 서서 예수님을 불렀고, 말씀을 듣는 사람들은 예수님 둘레에 앉아 있었습니다. 우리는 가끔 몸은 성당 안에 있지만, 마음은 밖에 서서 구경만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참된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다윗처럼 체면을 벗어던지고 기쁨으로 주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함으로써 그분 곁에 앉아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가족이 되는 유일한 조건은 ‘실천’입니다.

오늘 하루, 이렇게 기도하며 살아봅시다. “주님, 제가 오늘 당신의 뜻을 실천함으로써, 당신의 진정한 가족임을 증명하게 하소서.” 다윗처럼 기뻐하고, 마리아처럼 순종하는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빕니다. 아멘.



댓글

  1.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준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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