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월 26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불타오르는 믿음
오늘은 사도 바오로의 영적 아들이자 초대 교회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두 성인은 바오로 사도가 닦아놓은 복음의 길을 이어받아, 각자 에페소와 크레타에서 양떼를 돌본 목자들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신앙의 이어달리기’와 ‘파견’이라는 두 가지 핵심 주제를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감옥에 갇힌 연로한 사도 바오로는 티모테오에게 애정 어린 편지를 씁니다. 바오로는 티모테오의 믿음이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대 안에 있는 진실한 믿음을 기억합니다. 먼저 그대의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에우니케에게 깃들어 있던 그 믿음이, 이제는 그대에게도 깃들어 있다고 확신합니다”(2티모 1,5). 티모테오의 믿음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할머니와 어머니의 무릎에서부터 전해져 온 유산이었습니다. 그리고 바오로는 안수를 통해 그 믿음에 성령의 힘을 더해주었습니다. 바오로는 권고합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2티모 1,6).
장작불도 가만히 두면 사그라듭니다. 끊임없이 부지깽이로 뒤적이고 바람을 불어넣어야 다시 타오릅니다.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서 신앙을 이어받았습니다. 이제는 그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기도와 열정으로 다시 불태워야 할 때입니다. 신앙은 이어받은 불씨이기 때문입니다.
불이 붙었다면 이제 빛을 전하러 나가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일흔두 제자를 파견하십니다. 티모테오와 티토 같은 후대 주교들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지침은 파격적입니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루카 10,4).
전쟁에 나가는 군인은 중무장을 합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러 가는 제자는 비무장이 원칙입니다. 돈이나 장비에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느님만을 의지하라는 것입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루카 10,3). 이리 떼 같은 험한 세상 속에서 양처럼 순한 마음으로, 짐을 가볍게 하고 나아갈 때, 오히려 하느님의 평화가 강력하게 전달됩니다. 파견은 가벼움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이것입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5). 병을 고쳐주는 기적보다 더 앞서는 것이 바로 평화의 인사입니다. 티모테오와 티토가 박해 속에서도 교회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은, 날카로운 논쟁이 아니라 세상이 줄 수 없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먼저 전해야 할 것은 평화입니다.
오늘 우리는 모두 '이 시대의 티모테오와 티토'로 부름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이 부르심에 이렇게 응답하면 좋겠습니다. 첫째, 내 안의 불씨를 점검하십시오. 신앙생활이 습관처럼 느껴진다면,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비겁한 영이 아니라 힘과 사랑의 영을 청하십시오. 둘째, 가볍게 떠나십시오. 거창한 준비가 필요 없습니다. 오늘 만나는 가족, 직장 동료에게 따뜻한 미소와 함께 속으로 기도해 주십시오. “이 사람에게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여러분이 전하는 그 평화가 돌고 돌아, 다시 여러분에게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루카 10,2). 아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