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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2025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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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의 뜻에 자리 내어드리기 성탄을 일주일 앞둔 오늘, 전례는 우리를 요셉 성인의 고뇌와 결단으로 초대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탄생 예고 장면인데, 마리아가 아닌 요셉의 시선 에서 그려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은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약혼한 아내 마리아가 자신과는 상관없이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배신감, 당혹스러움 그리고 깊은 슬픔이 그를 덮쳤을 것입니다. 율법에 정해진 대로 한다면, 마리아를 공개적으로 고발하여 돌에 맞아 죽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당시의 법적인 정의였습니다. 그런데 복음은 요셉을 두고 “의로운 사람” (마태 1,19)이라고 소개합니다. 여기서 요셉의 의로움은 율법을 기계적으로 지키는 차가운 정의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의로움은 ‘자비’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그는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아,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합니다(마태 1,19 참조). 자신의 상처보다 상대방의 생명과 명예를 먼저 생각하는 깊은 배려, 이것이 요셉이 가진 침묵의 사랑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하느님께서 개입하십니다. 요셉이 잠든 사이 꿈속에서 천사가 나타납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마태 1,20). 이것은 요셉에게 엄청난 모험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의 아이를 내 아이로 받아들이는 것, 세상의 오해와 수근거림을 감수하는 것, 자신의 평범한 인생 계획을 완전히 포기하고 알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 (예레 23,5)을 돋아나게 하실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그분은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행하실 참된 임금님이십니다. 요셉은 바로 이 예언이 실현되도록, 그 ‘의로운 싹’이신 예수님을 지키는 수호자로 부름받은 것입니다. 요셉의 위대함은 잠에서 깨어난 뒤의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묵상] 2025년 12월 12일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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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어머니로서 여기 있지 않느냐 대림 시기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아메리카 대륙의 수호자이자, 고통받는 이들의 어머니이신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기억합니다. 1531년 12월, 멕시코의 테페약 언덕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은, 당시 정복자들에게 억압받고 희망을 잃어가던 원주민 성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모님은 거룩한 왕비의 모습이 아니라, 원주민의 피부색과 언어 그리고 임신한 여인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오늘 전례의 말씀들은 과달루페의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위로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 즈카르야 예언자는 외칩니다. “딸 시온아, 기뻐하며 즐거워하여라. 정녕 내가 이제 가서 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즈카 2,14). 하느님께서는 멀리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당신 백성의 한가운데에 머무르기를 원하십니다. 과달루페의 성모님은 이 예언을 생생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성모님은 하늘에만 머물지 않으시고, 가장 비천하고 고통받는 자녀들이 있는 땅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언어로 말씀하시며, 그들의 한가운데에 하느님의 사랑을 심어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잉태를 알리는 장면입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루카 1,31). 과달루페 성모님의 성화를 보면, 허리에 검은 띠를 매고 계십니다. 이는 당시 원주민들의 풍습으로 임신 중임을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을 품은 상태로 오셨습니다. 마리아의 발현 목적은 단 하나, 당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당신 태중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는 천사의 인사말처럼, 성모님은 절망에 빠진 신대륙에 주님을 모시고 오신 살아있는 계약 궤였습니다. 후안 디에고가 주교님에게 보여 줄 표징을 달라고 성모님께 청했을 때, 성모님은 한겨울에 피어난 장미꽃을 후안 디에고의 망토에 담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후안 디에...

[묵상] 2025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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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를 이기는 은총 오늘은 대림 시기의 기쁨이 절정에 달하는 날 중 하나입니다. 바로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시며, 인류 구원의 새벽별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이 원죄 없이 잉태되었다" 는 교리는 “성모님이 훌륭하시다”라고 단순히 칭송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그리고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구원의 계획이 얼마나 치밀하고 은혜로운지를 보여주는 ‘희망의 사건’입니다. 오늘 전례는 인류 역사의 가장 어두운 순간과 가장 찬란한 순간을 나란히 보여줍니다.  제1독서 창세기 는 인류의 비극을 보여줍니다. 첫 사람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을 피해 나무 사이에 숨습니다. 죄는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을 ‘두려운 존재’로, ‘피해야 할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창세 3,10)라는 아담의 고백은, 죄로 인해 깨어진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숨어 있는 인간을 내치지 않으시고, 이미 구원의 약속을 주십니다. 뱀의 머리를 짓밟을 여인의 후손, 곧 구원자를 약속하십니다. 오늘 복음 은 그 약속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드님을 담을 그릇을 준비하셨습니다. 죄로 오염된 그릇에는 거룩하신 분이 담길 수 없기에, 하느님께서는 마리아가 잉태되는 첫 순간부터 원죄의 물듦 없이, 오직 은총으로 가득 채워 보호하셨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를 “은총이 가득한 이” (루카 1,28)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가득하다’는 것은 빈틈이 없다는 뜻입니다. 성모님의 영혼은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꽉 차 있어서, 죄가 들어설 자리가 조금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에덴동산의 하와는 유혹 앞에서 하느님께 “아니요” 라고 말하며 불순종의 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하와’이신 마리아는 천사의 말 앞에서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하시며, 온전한 “예” 로 순종의 길,...